설 전날 전주에 갔다.
친척도 없고 연고도 없는 전주지만 결혼 1주년인데 계획도 안세우고 멍하니 있다가.
제주 다음으로 좋아하는 전주를 다시 찾게 되었다.
- 매번 프리한 명절을 보내게 해주시는 부모님께 감사드립니다-
3시간만에 도착한 전주 배고픔에 여기저기 맛집검색 결과를 추적해보지만 휴업.. 휴업..
한옥마을에 있는 남노갈비집을 찾았다.

물갈비.. 아주 주관적인 내입맛에는 그닥...^^ 그래도 양념은 나름의 맛이 있다.
배불리먹고 이리저리 휘휘 돌아다니며 이런것도 적어주고, 그려주고

큰창의 햇살이 좋을 것 같아 들른 이름없는 카페라는 카페의 빵같은 팔자의 강아지도 보고

거의 누워 지내는 강아지를 종업원이 괴롭혀도 주고

나른한 마루바닥에 노곤히 누운 발바닥마저 여유로운 전주
전주 시내의 한가운데 있는 40여년 전통의 아주 저렴한 한성호텔에 숙소를 정하고
밖으로 나가 쇼핑도 하고, 다시금 전일슈퍼에 들러 황태포에 맥주도 먹고,
시내에 다시 들어와 '부러진 화살' 도 보고, 그렇게 여행자로서 여행자 답지 않은 하루를 보냈다.
다음날은 어릴적 가보곤 한번도 가보지 못한 동물원을 가보고 싶어졌다.
부산에는 동물원이 없어서 가볼 기회가 더더욱 없었다.








그러나 부산엔 영원히 동물원이 없었으면 좋겠다.
어릴적 철없던 시절의 마냥 신기했던 동물원은 그냥 아무생각없는 어린아이의 시선이었을 뿐이다
하나도 재밌지 않고 하나도 즐겁지 않고 하나도 신기하지 않다.
아프리카가 고향인 동물들은 영하의 날씨에도 견뎌야 하고,
한없이 넓은 영역을 가져야 할 동물들은 우리집 안방보다 작은 공간에 몸을 기대어야 할 뿐이다.
답답하고 더럽고 부끄러운 공간일뿐이다.
구석에 멍하니 미동도 않은채 한없이 서있기만 하던 저 코끼리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마냥 기대하고 갔던 동물원은 영하의 겨울날씨때문인지 더더욱 춥고 시리게만 느껴졌다.
그 공간의 동물들이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는 모르겠지만(알수도 없지만)
그곳을 본 나의 맘이 편하지 않았다는건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전주여행도 즐거웠던 시간으로 기억하고 있는 나를 보니,
잠시 감상에만 젖었을뿐...... 나도 슬프도록 이기적인 동물일뿐이구나.....